개요
영화 퍼스널 쇼퍼(2016)는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스릴러,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 영화입니다. 제 69회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한데, 줄거리가 난해하여 관람객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렸습니다. 평론가 이동진이 2017년 최고의 영화로 뽑아 주목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등장인물
-모린
영매이자 퍼스널 쇼퍼. 삶과 죽음의 매개체인 영매이자 셀러브리티 대신 옷을 쇼핑한다는 점에서 모린은 매개자라는 특징을 지니는 인물입니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행동할 뿐,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 행동하지 않는 인물이죠. 그녀의 최종 목표는 '죽은 쌍둥이 오빠 만나기'인데, 이것도 적극적인 욕망 표출이 아니라 타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수동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쌍둥이 오빠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선택한 직업, 퍼스널 쇼퍼를 하면서 그녀는 명품 옷들을 입는 키라의 삶을 욕망하게 됩니다.
-키라
셀러브리티로 항상 바쁜 인물입니다. 모린을 퍼스널 쇼퍼로 고용합니다. 아름다운 옷을 입고 행사에 참여하지만 바빠서 집에 잘 비웁니다.
-잉고
키라의 남자친구이자 기자. 모린에게 잡지 일을 제안하지만 모린은 자유롭지 않은 일이라며 거절합니다.
-알 수 없는 존재 (unknown)
어느날부터 모린에게 메시지로 연락하는 존재. 그녀를 항상 지켜보는 듯한 발언으로 모린은 그를 쌍둥이 오빠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모린의 남자친구
오만에 있으며 모린과 화상통화로 연락합니다.
줄거리
루이스(쌍둥이 오빠)가 심장병으로 죽은 후, 모린은 퍼스널 쇼퍼로 일을 합니다. 하지만 생전에 약속했던 대로 오빠는 모린에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모린은 강령술?을 하지만 루이스가 아니라 다른 영혼들만 볼 뿐이었죠. 모린은 배신감에 서서히 루이스를 만나는 일을 포기하게 되고, 타인의 삶에 관여하는 일을 하면서 키라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모린에게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문자를 보내게 되고 모린은 이 알 수 없는 누군가와의 대화로 키라가 되고 싶은 욕망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자가 부추기는 대로 키라의 옷을 입고 키라의 침대에 누워 자기 위로를 합니다. 영화는 모린이 타인이 되고 싶은 욕망을 비춰가면서 알 수 없는 또다른 존재를 화면에 비춥니다. 모린이 어느 호텔에서 키라의 옷을 입는 장면이 있는데, 그 호텔 엘리베이터가 저절로 열리는 장면이 그것입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문자를 보내는 익명이 바로 그 유령이라고 착각할 만하게 바로 배치해서 난해함을 증폭시키죠. 어느날 모린은 키라의 심부름을 하려고 키라의 아파트에 들리고, 그때 키라가 살해당한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키라의 애인이었던 잉고가 체포됩니다.
모린은 자신이 연락하던 알 수 없는 자가 사실 잉고였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에 휩싸입니다. 심지어 루이스의 오랜 연인이었던 모린의 친구 또한 불과 몇 개월만에 새로운 연인을 찾아 새출발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모린은 남자친구가 있는 오만으로 떠납니다. 오만에서 모린은 갑자기 영혼의 존재를 느낍니다. 모린은 여전히 남아 있는 루이스에 대한 미련을 표출하며, 영혼에게 루이스냐고 묻지만, 영혼은 아니라는 듯 두 번 쿵, 쿵 벽을 칩니다. 그러자 모린은 무언가 깨달은 듯 아니면, 그냥 나인가? 라고 말하고 영화는 화면이 하얗게 되면서 마무리됩니다.
결말 해석
감독이 의도적으로 헷갈리게 장면을 배치하여 난해함이 증폭된 영화였습니다. 마지막에 모린이 그 영적인 존재가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는 장면은 호텔씬의 알 수 없는 존재가 사실은 본인이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타인이 되어 떠난 자리에서 본인을 따라오는 자아 같달까요. 사실 관객 입장에서 루이스는 몇 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다만 모린이 기다림에 실망한 나머지, 그리고 그 강도가 약함에 실망한 나머지 그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죠. 그런 그녀에게도 부정할 수 없는, 그리고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자신의 자아일 것입니다. 그녀는 잉고에 의해 타인이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좌절당한 후, 자신의 자아를 마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