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넷플릭스 전세계 시청률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를 보았습니다. 장르는 스릴러, 서스펜스입니다. 에단 호크, 줄리아 로버츠 등 알려진 배우들이 출연했네요. 감독은 샘 에스마일로 저는 처음 들어보느 감독이었습니다.
줄거리
아만다(줄리아 로버츠)는 어느날 아침 일어나서 창밖을 보다가 문득 휴가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만다가 선택한 휴가지는 도시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사람들과 동떨어진 어느 호화로운 빌라였습니다. 잠에서 깬 클레이(에단 호크)는 부스스한 얼굴로 왜 하필 오늘이냐고 묻고, 아만다는 문득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을 보다가 깨달았다며, "난 사람들이 존나 싫어{I fucking hate people)."이라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북적북적한 도시를 떠나 휴가를 온 된 아만다네 가족은 성에 눈 뜬 사춘기 아들 아치와 미드 프렌즈의 열혈 시청자인 귀여운 여동생 로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휴가를 가던 차 안에서 갑자기 통신이 끊겨 로지는 프렌즈의 마지막화를 결국 보지 못하고 아쉬움을 느끼게 되죠.
도착한 빌라에서 쉬다가 가족은 해변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해수면에서 대형 유조선을 보게 되고, 처음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이 대형 유조선이 사람들이 누워서 쉬고 있는 모래사장으로 처박히게 되면서 불길한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밤이 되고, 빌라에서 머물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 문을 두드립니다. 문을 열어보니 자신을 이 빌라의 주인이라고 소개하는 조지와 조지의 딸 루스가 서 있었습니다. 조지는 도시에 정전 때문에 빌라로 급히 돌아왔다고 설명합니다.
사람이 싫어서 거금을 내고 모처럼의 휴가를 즐기려 했던 아만다는 이들이 빌라의 주인인지 의심하게 되고, 대학생인 듯한 루스와 부딪히며 신경전을 벌입니다. 하필이면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tv도 먹통이라서 전혀 통신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클레이는 일단 날이 새고 난 뒤에 생각해보자고 하며 두 가족은 한 빌라에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다음날, 아만다는 자신의 휴대폰에 잠깐 긴급 뉴스 알림이 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해커들의 공격으로 인해 미국의 통신망이 마비가 되었다는 것이었죠. 이 소식을 듣게 된 조지는 이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단번에 직감합니다. 사실 그는 세계의 흐름을 분석하고 앞일을 예측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인물이었죠.
큰 위기 상황 앞에서 두 가족은 서로를 탐색하고 이들을 신뢰해도 될 지 탐색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정체 불명의 소음으로 인해 아처는 갑자기 이빨들이 빠지는 등 이상 현상을 겪게 되고, 로지는 숲속으로 들어간 뒤 사라지게 됩니다. 이에 클레어와 조지, 아처가 한 팀이 되어 조지가 아는 인테리어 시공업자에게 도움을 청하러 떠나고, 아만다와 루스는 사라진 로지를 찾으러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
감상 포인트 및 후기
이 영화는 심각한 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너무 진지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음악과 연출에 힘을 많이 준 영화였는데 저는 이렇게 연출에 공을 들인 영화가 취향이라서 좋았습니다. 다른 후기들을 보니 별 거 아닌 상황을 과한 연출로 부풀렸다는 비판이 좀 보였는데 저는 뛰어난 연출이 장점으로 보였습니다.
소음 공격을 당하고 이상 증세를 보인 조지를 데리고 빌라 시공업자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여기서 재미있었던 것은 빌라 시공업자가 이 혼란의 배후에 한국인이 있다고 지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인 또는 중국인, 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미국인들의 눈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보이는지 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잘하고 중국과 비슷한 나라?
설정 측면으로는 해커들이 미국을 공격해 붕괴시킨다는 설정인데 진짜 배후가 뭔지(악의 세력들이라고 잠깐 언급하긴 하지만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넘어갑니다. 그랬다가 이 혼란에 아무 목적이 없을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왜 미국이 갑자기 타켓이 된 건지(그저 적이 많다는 설명만 합니다)에 대한 설명은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 전반부에 뭔가 있을 것처럼 기대 심리를 잔뜩 불어넣어 시선을 붙잡아놓지만 정작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지 설명을 해주지 않고 끝나기 때문에 감독도 잘 모르고 뭉뚱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주제의식은 잘 드러나는 편이었습니다. 아만다는 광고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아야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염증을 느끼는 인물인데, 이 인물이 위기 상황에서 사사건건 부딪히던 루스를 지켜주며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는 영민하고 감수성 예민한 로지가 재난에 대비해 만들어진 어느 저택의 지하벙커에 들어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프렌즈 마지막화를 찾아 보면서 끝납니다. 세상이 망해가는 상황에서 드라마 속 가상의 인물들에게 신경쓴다는 것이 비합리적일 수 있지만 그게 인간적인 것이고 이런 인간성이 파괴되면 세상이 유지될 수 없다고 영화는 말하는 것 같습니다.